2015년 3월 15일 일요일

A story of the Hospital of Korea

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 신종플루에 걸렸다. 열이 펄펄 끓어 거동하기도 힘든 몸을 간신히 이끌고 응급실을 찾았다. 다행스럽게도 병원에는 의사가 7명이나 남아 있다. 침상에 누워 헐떡거리는 환자를 두고 어떠한 처방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 의사들간의 토론이 시작되었다.

'타미플루와 해열제를 급히 처방해 신종플루를 낫게 합시다' 라고 한 의사가 주장했더니, 다른 의사가 '위염이 지병인 환자에게 감기약을 처방하다니 제정신이냐' 고 강하게 반박한다. '위염에 감기약을 먹으면 좋지 않은건 나도 알지만, 일단 신종플루를 치료하고 위염 처방은 따로 해야 하지 않겠냐'고 다시 반박하면서 토론은 격화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의사들의 발언이 조금 이상하다. '지금 필요한건 위염 수술이지 해열제가 아니다' 부터 시작해서, '해열제와 타미플루를 처방해도 위염은 치료되지 않는다' 라고 말하는가 하면, '열이 39도면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다' 라는 의견도 나온다. '약을 먹어서 독감이 치료되는 효과와 약 때문에 위염이 악화되는 효과를 같이 고려하면 전체적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이다' 라는 전문적인 소견도 등장하고, 또 다른 의사는 근엄한 목소리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라고 주장한다.

그렇게 4시간 정도가 흐른 뒤, 마침내 온화한 표정의 병원장이 정신이 아득해져가는 환자의 손을 꼭 잡으며 이렇게 말한다. '일단 타이레놀을 반 알 정도 드릴게요. 지켜본 뒤 차도가 없으면 반 알 정도 더 먹어 봅시다. 참고로 이 처방에는 두 명의 의사가 반대 의견을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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